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, 저희 아버지입니다
어느 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. "너희 아빠가 요즘 밥을 잘 안 먹어. 왜 그러냐니 이가 아프다고 하네. 평생 한마디도 안 하더니."
아버지가 오셔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은 순간, 저는 헉 했습니다. 치아 개수는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, 뼈에 온전히 붙어 있는 치아는 네 개나 될까. 잇몸으로 식사를 버티시다가, 이제는 아예 식사가 안 되니 오신 것이었습니다.
겁이 많으신 아버지는 흔들리는 치아도 절대 안 빼겠다 고집을 부리셨고, 상악 9개·하악 7개의 임플란트를 심기로 했습니다. 판교에서 검단까지, 한 번 오실 때마다 긴 치료를 견디셔야 했습니다.
약 5개월 후 보철물을 올리던 날, 힘들다고만 하시고 돌아가셨던 아버지. 몇 시간 뒤 어머니의 전화가 울렸습니다. "야, 아빠가 고기를 너무 잘 드셔서 너무 좋댄다. 그동안 빠졌던 살도 금방 다시 올라오겠다. 고생했다."
이제 여든을 바라보시는 아버지가 가족모임 때마다 고기를 잘 드시는 모습을 보면, 아들이 해드린 임플란트로 식사하신다는 게 아버지도 자랑스럽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. 저는 모든 환자분의 임플란트를 이 마음으로 심습니다.